4-5년쯤 전에 읽은 소설인데, 종종 생각이 난다. 뭔가를 상징하는게 아니라, 아예 실제로 돼지로 변해가는 과정을 상세히 묘사해가는 내용이 충격적이고 메스꺼웠던 책이다. 검색하며 보니, '불쾌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독자의 의견이다. 나 역시 그 불쾌감이 지금도 생각날 정도로 충격이었다. 지금도 궁금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왜 읽기를 그만두지 않았을까? 궁금증이었겠지. 도대체 결말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서, 이 작가가 어떻게 끝을 맺을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불편함을 누르고 끝까지 읽도록 밀고 갔을 것이다. 너무 시간이 오래지나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그냥 완전히 돼지로 변하고 끝이 났던 것 같다. 상세한 묘사는 있는데, 작가가 왜 이런 얘길 썼는지,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별로 떠오르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난다. 그래서 지금까지 종종 떠오르는건가? 다만, 돼지로 변해가면서도 도저히 멈출 수 없던 욕망에 대해, 생각하긴 했다. 코가 변하고 손과 다리가 앞다리 뒷다리로 변해가는데도, 주인공은 먹기를 멈출 수 없다. 이렇게 본능을 완전히 드러낸 주인공에게, 남성들은 강한 욕망을 느낀다. 물론 완전히 돼지로 변하기 전까지.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인간의 욕망들에 대해, 말하고 싶었을까? 식욕 성욕이야 보이는 것이고, 그 외에 물욕 권력욕 명예욕 등도 바로 드러나지 않는다 뿐이지, 별반 차이가 없겠지. 이렇게 인간본성의 바닥을 드러낸 것들은 불편하다. 무엇인가를 정면으로 마주하려면 고통이 따른다. 특히 이런 냄새나는 것들에는 더욱. 4-5년이나 기억하고 있었으니, 충분하다. 이 책은 이제 그만 잊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