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addin
건방지고 거만하고 비아냥거리는 절대자, 하느님과 인사부장의 면접 한판. 딱 내 취향이다. 특히, 검은 망토 쓰고 나타나 '하느님은 다시 하늘로 돌아가라' 시위하는 대목 ㅋㅋㅋ 하느님은 실컷 욕하며 쫒아보내고는 '빌어먹을 근본주의자들'이라고 욕하며 잠든다. 그들은 성직자였다.
더 재밌는 문구가 많은데, 치기 귀찮아서... 그리고 여기 그림도 무지 좋다. 내가 좋아하던 오기사 오영욱이 그렸다. 거만하고 냉소적이지만 귀엽고 사랑스러운 무표정을 그려냈다. 덕분에 글이 더 빛난다.
“내가 그렇게 공들여 만들어낸 별이 빛나는 밤은 시청률이 별로였소. 도대체 당신들 중에 밤하늘을 바라보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소? 대부분은 그저 텔레비전이나 바라볼 뿐이지.“ - 사람들은 밤하늘을 바라보지 않는다
“바보 같은 인간들이 바퀴를 달지 않았겠소? 나는 인간들을 위해 걸어 다닐 때 좋으라고 개암냄새 피어나는 오솔길과 드문드문 들꽃도 마련해두었건만, 인간들은 시속 100킬로미터로 달려가느라 들꽃을 바라볼 시간도, 개암냄새를 맡은 시간도 없소. 그저 목적지에 조금이라도 빨리 도착하는 것만 생각할 뿐이오(하느님은 기가 막힌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래서 나는 가끔씩 괜한 고생을 한 건 아닌가 생각한다오. 만일 다시 시작한다면 지구 대신 내가 뭘 만들 건지 혹시 짐작할 수 있겠소?” “아뇨, 전혀.” “거대한 주차장.” “당신은 정말 인정머리가 없군요. 좀 너무하시는 것 같지 않아요? 당신은 인간들을 제대로 알기나 하세요?” “당신은 인간들을 내가 아닌 다른 자가 만들기라도 한 것처럼 말하는구려. 인간들은 나를 실망시켰소.” - 인간은 하느님을 실망시켰다 |
<하느님의 이력서> 예담, 원제 Le Curriculum Vitae de Dieu (1995), 장 루이 푸르니에(Jean-Louis Fournier), 예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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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
오랫동안 잊고 지낸 친구들에게, 편지를 보내고 싶다.
그러나, 내가 정말 그러면 얘들은 내가 어디 아픈 줄 알거다.
무심한 녀석들. 내가 궁금하지도 않나. 뭐 내가 그런줄 모르고 친구사이인 것도 아니고 사실 나도 그런 녀석 중 하나니... --;
아주 오랫만에 책을 몇권 주문했다.
올해는 책을 안 사고 빌려 읽는게 목표라, 다소 불편하더라도 도서관을 이용했다. (불편함이란 오가는 걸음이 아니라, 읽고 싶은 책이 나왔어도 그 도서관이 사기까지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다)
오늘 주문한 책은, 업무와 관련된 것이다. 갑자기 내가 해야할 일들, 일단 내가 뭔가를 알아야 도움이라도 요청할 수 있기 때문에, 우선 관련된 책부터 사보기로 했다. PR, 웹기획에 관한 책 몇권 주문했고, 추가로 더 살 생각이다.
집에 있는 시간에는 텔레비전을 안고 살 정도로 드라마를 좋아하는 나. 올케 될 아이가 나에게 책은 언제 보느냐고 한다. 출퇴근 시간에 읽는다. 난 지하철 타는 시간이 지겨워서 죽을 것만 같다. 책이라도 읽지 않으면 걸어다니게 될지 모른다. 온다 리쿠의 <빛의 제국>을 절반쯤 읽었다. 음... 이번 것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매우 애석하다. 내 기대가 지나친가? 아니, 온다 리쿠라면, 이러면 안되지. 그러나 섣부르게 굴지 말자. 남은 절반을 읽고 나서, 그 다음에.
10시가 되어간다. 오마이갓!
이런 비명은 이럴때 외치라고 있는듯하다. 내일 회의할 자료, 아직 시작도 못했는데.
날마다 회의가 있고, 매번 다른 기획안들을 준비하고 있다. 그냥 쫒겨서 그 기획이 실행되도록 밀어부치는 일은 힘에 부친다. 그러나, 좀더 힘을 쓰자. 회의가 길어지면, 난 회의적이 된다. 기획이란게 실제 일을 하려고 계획하는 것 아닌가. 그냥 써대고 파일링만 한다면 그야말로 삽질이다.
휴... 삽질의 공포.
20대 후반부터, 날 괴롭힌 것은 바로 '삽질의 공포'다.
오늘이, 오늘의 노력이, 이 수고가, 결국은 내 자신이 그냥 날아가버릴 소모품이 되지 않을까. 나는 전전긍긍했다. 웃긴다. 나도 세상을 이루는 아주아주아주아주 작은 일부라는 것을, 불과 한달전까지만 하더라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지금은? 48%쯤 인정한다. 삽질의 공포로부터도 딱 그만큼 벗어났다. 남은 52%는 천천히 극복해보도록 하자. 어차피 상당한 세월을 더 살아야하지 않나. 해야하고 극복할 문제가 한두가지 늘어도 괜찮다. 오히려 더 살아야 할 이유가 늘어나는 것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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