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인blues

우중산책(3) 애처로울 것도 대견할 것도 없다

선배님의 출근길과 퇴근길 여행에 동참하며, 저도 점심시간 산책길을 여행삼아 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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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여의 산책이 머리와 마음을 가볍게 한다.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은 이런 돌담길이다. 깔끔하지만 높은 담장은 주한미군의 흔적이다. 지금은 비어있고 어떤 용도로 쓰일지는 아직 모른다.
도시의 귀퉁이엔 이런 초록잎들이 간신히 붙어있다. 불쌍하다고 해얄지 안타깝다거나 대견하다고 해야할지... 이렇게라도 살려고 애쓰는 모양에 늘 나는 마음이 복잡하다. 그러나 이도 웃기는 착각이다. 내가 어떻게 보건 말건 얘들한텐 전혀 상관없다. 살아간다는 것, 그 자체에 잎파리에 쥐가 나도록 온 힘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게 생명이지 싶다. 애처로울 것도, 대견할 것도 없다. 오늘을 버티고 내일을 넘기는 것, 나나 얘들이나 똑같다.

경복궁이다. 왕들이 살았다던 그런 점에서 감흥이 있진 않으나, 도심 한복판 이런 탁 트인 공간이 멀쩡히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특히 건물이 낮아 좋고 고궁의 여유와 멋이 좋다. 경복궁 잔디밭에 이런 꽃들이 피어있다. 색이며 모양새가 특이해 찍어봤다. 마음과는 달리, 찍고보니 색이 탁하다. 특이한 꽃이다. 야성적이고 도발적이다. 한꺼번에 부리를 하늘로 향하고 모여있는 새들 같다. 뭔가 일을 저지를 것 같은 도발적인 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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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중산책(1) 올해도 어김없이 피었구나, 능소화

디카, 디카... 를 외치다가, 처박아둔 이놈이 떠올랐다. 익서스300. 떨어뜨리고 비바람 맞으면서도 꿋꿋이 내 옆을 지켜준 이 녀석을 들고 점심 식사 후에 동네 한바퀴 돌았다.
올해도 피었구나, 능소화. 아무래도 내가 이 꽃에 정신이 팔리는 이유는, 색깔 때문인것 같다. 주홍색은 지나치게 매혹적이다. 윤보선가 고택 앞에 새로 등장한 '금지'표지는 뭔가. 휴... 참으로 이 길거리를 어색하게 만드는 생뚱맞은 물건이지만, 어쩌랴. 눈에 잘 띄도록 촌스럽고 강렬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이 녀석의 본분이니. 봐주자. 고택을 지나 정독도서관 옆길로 들어서자, 화분으로 현관앞 꽃밭을 만든 집을 만났다. 원래도 이랬을텐데, 비때문에 싱그러워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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