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addin

무엇인가를 안다는게 뭘까, 지난주에 읽은 책2권

1. 이 책은 제목이 뭔지... 이건가?
Catch the Berlin, 언더 더 베를린
-언더문화와 바람난 이동준의 이상한 유학일기

그냥 답답해 여행하는 책이나 읽자 하고 빌렸는데, 기대보다 훨씬 재미있었다. 베를린에서 8년이나 유학하며 지낸 이동준이란 사람이 쓴 도시생활기. 제목처럼 언더문화와 바람이라도 난 듯, 다양한 경험을 생생하게 잘 정리해놓았다. 경험의 폭도, 그에 대한 소감의 깊이도,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게 문화소개와 자기소감도 따로 놀지 않게, 잘 구성하고 잘 썼다. 두세장에 한번씩 나오는 커다란 사진도 이 책을 보는 즐거움이다. <페이퍼>지에 연재를 했다는데, 책 전반에 페이퍼의 편집 느낌이 있다. 특히, 사진과 제목 배치, 꼭지별 첫 페이지의 배경색 등이 이동준이 소개하는 문화체험을 더욱 신선하게 읽히도록 돕는다. 본문의 텍스트를 배치할 때, 여백을 페이지 아래만 주는 편집도 재미있었다. 개인적으로 본론부터 얘기하는 느낌을 받아 좋았고, 한쪽으로 몰리다보니 여백이 좀 넓게 되어, 그것도 시원했다.
사진이나 들춰봐야지 하고 고른 책, 끝까지 재미있게 읽었다. 저자의 깔끔한 글솜씨와 함께, 나도 베를린에서 여러 문화체험을 하고 온 기분이 들었다.

무엇인가를 안다는게 뭘까.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나도 잠깐이지만 일주일가량 베를린에 여행을 다녀오긴 했다. 그걸로 이 도시를 안다고 할 수 있을까. 단지 시간의 차이일까? 일주일과 8년. 몇십년 산 서울에 대해, 나는 얼마나 알까. 이 정도의 이야기는 풀 수 있을 경험과 추억은 갖고 있을까? 처음에는 없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출근길에 떠올려보니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떠올랐다. 어차피, 여행도 도시도 인생도 사람도, 한권의 책이다. 어느 페이지를 펼치든, 지금 나는 그 한면을 읽을 수 밖에 없는... 총체적으로 다 알아야, 뭐라고 말하고 쓸 권리가 있다는 식의 발상은 유치하다. 하지만, 내게는 그런 컴플렉스가 있다. 그래서 주저한다. 하지만 세상은 전혀 그렇게 돌아가지 않는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고. 이렇게 추억이든 경험이든 책이든 풀어내는 것은, 알고 모르고가 아니라, 열정과 의지의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안국동과 인사동 맛집과 재밌는 집 지도를 그린다고 한지, 족히 3-4년은 지난듯하다. 이제는 떠날때가 되고 말았다. 난, 열정과 의지박약의 집합체다.

2. 하노이의 탑.
소학소설이라고 해서, 어떤 내용일까 궁금해서 빌렸는데...
수학을 기호나 숫자가 아닌, 말로 푼다는게 참 어려운 일이라는 걸 실감했다.
그러나 막상 수학기호로 구성된 수식만으로 나열되었다면, 읽을 맛이 안 났을 것이다.
잘 이해가 되지 않아, 대충 읽고 말았다.
'하노이의 탑'이라는 퍼즐에 관한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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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모방범1.2.3

550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책이 자그마치 3권인 미야베 미유키(宮部みゆき)의 '모방범'을 이제야 다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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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전에 사놓고, 1권 절반만 읽은 상태였는데, 12일 금요일 몸이 아파서 휴가를 내놓고 집에 누워 내친김에 끝까지 다 읽었다. 두껍긴 해도 워낙 잘 짜여진 소설이라, 지루함따윈 없었다. 다만 두려운 마음이 들어 당분간 추리소설은 당분간 자제할까하는 갈등이 있었다.

'모방범'은 살인자의 내면을 꿰뚫는 키워드다. 현대인의 오만한 자존심과 대책없는 자기 오만의 뒷면이기도 하고...
읽는 중간엔 그런 생각을 할 경황이 없었는데, 설마 이런 상황(인간)이 있을까 싶기도 하고, 상상으로라도 이런 상황은 절대 있어서는 안될 일이라는 생각도 들고... 아무튼 마음이 안 좋았다.

도시의 익명성, 현대인의 우울함과 고독, 가장 가까운 가족으로 부터 받은 치유할 수 없는 상처들... 우연이 만들어 내는 비극, 또는 참상 등등... 면면히 우울하고 암울한 상황들이 이 엄청난 분량의 글 속에 다양하고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물론 그 와중에, 어려움을 이겨내고 살아가는 사람들 이야기도 있다. 배신도 있고 사랑도 있고...

오랫동안 신문에 연재된 소설이라는데,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한 작가의 능력에 새삼 감탄스럽다. 등장인물이 많은데, 아무리 작은 비중이라도, 그들의 사연과 삶의 모습을 서술하고 있다. 이 역시 놀랍고 또 놀랍다. 현대사회 속 도시인이란 이리도 비슷할까. 작가가 묘사한 우울과 고통이 우리와도 많이 닮아있다. 이 시대 수많은 인간들이 감추고 살아가는 내면의 그림자를 뽑아낸 작가의 능력이 놀랍다. 동시에 두렵다. 인간 내면의 악마성이 두렵고, 그 누군가 피스의 분신으로 자처하고 나설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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